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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작성자 africaim
제목 D80-9일 팀북투의 밤(2)
작성일자 2016-06-11
조회수 250
추천수 0
 

D80-9일 팀북투의 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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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 목도 칼칼한데 맥주 더 시키지?”

당연하지. 더울 때는 역시 맥주가 최고야. 베트남에서 겪어봤으면서.”

옛날 옛적 생각나네. 초소에서 보초 섰던 기억도 새롭고.”

김형, 그런데 이곳은 전쟁을 치른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못 살아?”

이유가 한두 가지겠어? 복합적이지. 문형, 재레드 다이아몬드라는 이름 들어봤어?”

아니, 이름은 그럴싸하네. 어떤 사람인가?”

생리학, 진화생태학, 지리학, 인류학 등을 두루 섭렵한 학자야. 그의 저서 , , , 3의 침팬지, 문명의 붕괴등으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졌지.”

그런데 그를 들먹인 이유가 뭔가?”

그는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라고 , , 에서 밝히고, 남북아메리카가 유라시아보다 낙후됐던 원인으로 동서축과 남북축을 꺼내들었지. 그 중 하나가 식량생산과 가축화 작물화의 상관성이었어. 그는 또 3의 침팬지에서 말()의 가축화가 세계를 변화시킨 주역이라고도 했고. 최근에는 그 연장선상에서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지리적 요인이 국가의 빈부에 미치는 영향을 설파했다는 거야.”

그게 뭔데?”

기후라는 거야. 온대지역에 분포된 나라가 열대지역에 분포된 나라보다 부국인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는가.”

이곳에서 실감하고 있네. 그렇다면 만일 낙타가 없었다면 이곳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거 참 좋은 질문이네. 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인간이 말을 타고 망망대해 같은 사하라 사막을 넘어오기가 거의 불가능했을 테니까. 말이 여러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막에서만큼은 낙타를 당해낼 수 없거든.”

김형은 낙타의 특성에 대해서 뭐 좀 알고 있나?”

공부 좀 했지. 낙타가 사하라 사막에 등장 한 때가 언제쯤일 것 같나?”

모르겠는데. 기원전인가 후인가?”

낙타가 이집트를 통해 사하라에 처음 나타난 것은 서기 100년경이었다고 해. 아라비아에서 이집트로 낙타를 가져온 것은 기원전 6세기나 7세기경 페르시아 인들이란 설도 있고 아시리아 인이란 설도 있는데 분명치 않더라고.”

이제 낙타의 특성을 말해 보지.”

성미 급하기는. 특성을 말하기 전에 낙타의 종류부터. 낙타는 혹이 하나인 단봉낙타와 혹이 두 개인 쌍봉낙타로 대별되는데, 아프리카와 중동에 있는 낙타는 단봉낙타지. 단봉낙타는 아라비아낙타라고도 해.”

낙타의 특성부터 말하라니까.” 문형이 다시 채근했다.

신체적인 구조가 달라. 긴 속눈썹과 열고 닫을 수 있는 콧구멍은 사막의 모래 먼지를 막아주고, 무릎에 있는 굳은 살은 뜨거운 모래 위에 않았을 때 화상을 입지 않도록 해주고, 넓은 발굽은 사람이 눈신발을 신고 눈위를 걷는 것처럼 부드러운 모래 위에서 발이 빠지지 않고 걸을 수 있도록 해주고. 뿐인가. 수분이 필요하면 등에 있는 혹이 지방(脂肪)을 분해해서 보급해주고, 두꺼운 털은 열을 차단해주기 때문에 땀을 거의 흘리지 않고 먹이와 물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5-7일 정도 걸을 수 있고.”

낙타는 뭘 먹지?”

대추야자 열매와 풀 또는 보리나 밀 같은 곡류를 먹인다고 해. 선인장 같은 사막식물도 먹는데, 입안의 표피가 매우 질겨서 상처를 입지 않고도 가시가 있는 나뭇가지를 먹을 수 있다나. 사막에서 먹을 게 없으면 이것저것 따지겠나 닥치는 대로 먹어야지. 그리고 되새김 위를 가졌으니 그것도 장점이고.”

짐은 어느 정도 실을 수 있나?”

“200킬로그램 이상의 짐을 싣고, 시속 40킬로미터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하루 65킬로미터를 걸을 수 있다고 하더군. 그래서 사막의 화물선이란 별명이 붙은 거야. 게다가 낙타는 고기와 젖을 식량으로, 가죽을 텐트, 신발, 옷 등 생필품의 원료로, 심지어 오줌과 똥을 물과 연료 대용품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베두인족은 낙타를 아타 알라(Ata Allah)’, 신의 선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데.”

대단한 동반자네.”

그런데 낙타가 아무리 이런 우수한 특성을 가져도 낙타를 제대로 부릴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용도가 한정되겠지. 그게 바로 투아레그 같은 유목민이야. 유목민들은 특히 사막에서 형태를 식별하고 방향을 알아내는 놀라운 기술을 획득해야만 하고, 그들이 돌아다녔던 코스를 잊지 않아야 하고, 똑 바로 걸을 줄 알아야 해. 또 번개를 보거나 천둥소리를 들으면 아마도 그쪽 방향에서 비가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풀밭을 찾아 떠날 줄 알아야 해. 생존의 법칙이라고나 할까. 게다가 상인, 순례자, 여행가 등 사막에서 무리를 지어 다니는 카라반을 안내하려면 어떻겠어, 한 치의 착오도 없어야지.”

유목민들은 흔적학의 대가들이다. 낙타 발자국을 보면 그곳을 지나간 낙타가 암놈인지 수놈인지, 나이는 몇 살인지, 짐은 얼마나 실었는지, 얼마만한 크기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동물들의 흔적은 물론 이미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도 알아낸다.(이자벨 자리, 수첩을 들고 사막을 산책하다, 79)

 

이야기가 낙타로 빠졌는데 다시 국가의 빈부에 미치는 영향을 말해보자고.” 문형이 말머리를 고쳐잡았다.

내 소견으로는 지리적 요인 가운데 내륙국가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봐.”

내륙국가라고 모두 같지는 않겠지. 스위스 같은 나라도 있으니까 말야.”

물론. 아프리카 대륙 안에서도 내륙국가이면서 보츠와나처럼 제법 잘 사는 나라가 있으니까. 그런데 스위스든 보츠와나든 좋은 이웃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고.”

좋은 나라라? 그럼 어떤 게 나쁜 나라인가?”

가난한 나라, 싸움질하는 나라.”

말리는 좋은 이웃을 두지 못한 내륙국가인가?”

문형은 역시 머리가 잘 돌아가.”

 

말리는 동쪽으로 니제르, 남쪽으로 부르키나파소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 이 두 국가 역시 내륙국가로 말리 못지않게 가난하다. 면적과 인구밀도에서 말리와 대동소이한 니제르는 하우사족이 55% 안팎을 차지하고(말리는 만데족이 50%) 있다. 부르키나파소는 면적이 말리와 니제르의 1/5에도 미치지 않지만 인구는 니제르와 비슷하고 모시족이 48%를 차지한다. 세 나라의 종교를 보면 이슬람교가 말리 90%, 니제르 80%, 부르키나파소 60%를 점하고 있다.(부르키나파소는 기독교도가 23% 차지)

말리와 니제르 같은 내륙국은 면적이 넓다는 것도 경제발전에 핸디캡이 되고 있다. 인구밀도가 제곱킬로미터 당 12명 내외라는 것은 도로와 철도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려 할 때 그만큼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100리길을 가는 데 사람 사는 동네가 몇 채 되지 않는다면 누가 그곳에 도로를 닦겠는가. 게다가 유통망이 시원치 않은데 누가 공장을 세우고 농작물을 재배하겠는가. 그러니 악순환은 거듭되는 것이다.

 

문형, 내륙발전국가(LLDC, Landlocked Development Countries)라는 말 들어봤어?”

금시초문

아프리카 대륙에는 내륙국가가 16개국이나 있다고. 가장 큰 대륙인 아시아에는 10개국이 있고. 유럽에서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마케도니아, 몰도바 4개국이 내륙발전국가로 분류되었더라고. 남미에서는 볼리비아와 파라과이 두 나라뿐이더군.”

그래서 아프리카가 가난한가?”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라니까. 원 오브 뎀(one of them)”

김형도 날 따라다니더니 많이 늘었네. 평소에 외래어 사용을 가급적 피하더니.”

물들었지.”

 

역사가인 아리엘 듀랜트와 윌 듀랜트는 비가 너무 적게 오면 문명은 모래 아래에서 사라진다. (……) 비가 너무 많이 오면 문명은 숲 아래에서 질식당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기후는 서서히 그러나 극적으로 바뀐다. 겨우 5000년 전에 사하라 사막은 하마와 코끼리, 소 치는 목동들이 돌아다니는 푸른 초원지대였지만, 그 후 물이 증발하거나 심층의 화석대수층(1-25000년 전에 형성되었으며 지하수가 거의 공급되지 않는 대수층-옮긴이)으로 흘러들어 가 버렸다. 반면 현재 말라가고 바람이 거친 황허 강 북쪽의 평원지역은 황허 문명의 발생기에는 물이 흥건한 늪지였다. 문명이 뿌리를 내리는 곳이면 거의 어디에서나 인간이 초래한 숲의 황폐화, 물줄기의 전환, 관개계획 등으로 인해 건조화와 토양 유실이 심해지고, 식물의 생명을 유지해 줄 지구의 자연적인 비옥함이 파괴된다.”(스티븐 솔로몬, 물의 세계사, 25)

 

옥스퍼드 대학교 경제학 교수이자 아프리카 경제 전문가인 폴 콜리어는 빈곤의 경제학에서 빈곤을 초래하는 네 가지 덫으로 분쟁의 덫, 천연자원의 덫, 나쁜 이웃을 둔 내륙국의 덫, 작은 국가의 나쁜 통치를 들고 있다. 이중 나쁜 이웃을 둔 내륙국의 덫에 대한 그의 말을 들어보자.

 

같은 내륙국이라는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국가인데도 스위스는 부유한데 반해 우간다는 왜 가난할까? 스위스는 독일과 이탈리아의 도로를 이용해 항구가 있는 연안에 접근하는 반면, 우간다는 케냐를 지나야 연안에 도달할 수 있다. 어느 편이 더 용이하고 도움이 될까? 연안에 도달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황인데다 내륙국이다 보니 그런 인프라가 자국의 통제 밖에 있다면, 세계 시장에 수출할 상품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국가들에게는 오늘날까지 세계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제조업을 육성하는 것이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교통 인프라 외의 다른 측면에서도 인접 국가들이 내륙국들에게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륙국들에게 인접 국가들은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중요한 통로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수출 시장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119)

 

그는 계속해서 이렇게 적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국가들이 내륙국이든 아니든 인접 국가의 경제 성장에서 반사 이익을 얻는다. 이를테면 경제 성장의 스필오버(spill over)효과(방송 위성의 전파가 목적하지 않았던 지역에까지 도달하는 것)라고 할 수 있는 이것은, 이웃하는 국가들의 기존 경제성장률에서 1퍼센트 추가 성장할 경우 그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국가는 평균적으로 0.4퍼센트 정도 추가 성장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어떤 국가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웃 국가들을 두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자국의 경제 성장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122)

 

반면 자신들의 배를 채우고 사회의 나머지 대다수를 희생시켜가며 권력을 영구히 유지하려는 엘리트층의 착취적 제도에 방점을 찍는 학자들도 있다.

 

세계 불평등의 원인에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론은 극심한 빈부격차가 지리적 위치에서 비롯된다는 지리적 위치 가설(geography hypothesis)이다. 아프리카, 중앙아메리카, 남아시아 등 상당수 가난한 나라가 북회귀선과 남회귀선 사이의 열대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반면 잘사는 나라는 대개 온난한 지역에 둥지를 틀고 있다. 빈곤과 번영이 이처럼 지리적으로 편중되다 보니 지리적 위치 가설이 언뜻 그럴듯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지리적 위치 가설을 자신의 이론과 견해를 피력하는 토대로 삼는 사회과학자와 전문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신봉하는 이가 많다고 해서 옳은 이론은 아니다.(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A. 로빈슨,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85)

 

다른 나라는 태생적으로 가난할 수밖에 없다는 이론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보츠와나 등 최근 경제가 급성장하는 나라들이 그 모순을 시사해주는데도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등 일각에서 여전히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좀더 최근에 다듬어진 이론은 노동 의욕과 사고 과정에 대한 기후의 직접적 영향보다 다른 두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특히 말라리아와 같은 열대성 질병이 건강을 해치고 그에 따라 노동 생산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다. 둘째, 열대 토양은 농업 생산성을 떨어뜨린다고 강조한다. 그래봤자 결론은 다르지 않다. 온대 지역이 열대 내지 아열대 지역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다는 것이다.(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A. 로빈슨,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86)

 

그렇다면 제프리 D. 삭스 교수는 무슨 말을 했는가? 참고로 삭스는 하버드 국제개발연구소장으로 개도국 거시경제정책 및 경제개발이론에 대한 많은 연구를 수행했으며 아프리카에서도 자문관으로 일한 바 있다.

 

여러 나라들이 경제성장을 달성하지 못하는 가장 공통적인 이유를 흔히들 빈국들이 저지르고 있는 잘못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다. 즉 빈곤은 부패한 지도부와 현대적 발전을 가로막는 퇴행적 문화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의 경제 시스템처럼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진 것은 너무나 많은 부품을 가지고 있으므로 단 한 개만 고장난다고 가정하기 힘들다. 경제적 기계의 상이한 부분들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때로는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발생하여 기계를 거의 정지시킬 수도 있다.(제프리 D. 삭스, 빈곤의 종말, 92-93)

 

그는 빈곤 함정, 자연지리, 재정적 함정, 통치구조의 실패, 문화적 장벽, 지정학, 혁신의 결여, 인구 함정 등 8개의 주요 범주의 문제가 경제를 정체시키거나 쇠퇴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다음은 자연지리에 대한 그의 견해다.

 

훌륭한 토양·풍부한 강수량·항행 가능한 큰 강·해양무역의 훌륭한 기반이 되는 수십여 개의 천연 항구를 지닌 수천 마일의 해안선 등이 미국인들이 물려받은 천혜의 자연지리적 조건이다.

다른 나라들은 자연지리가 이만큼 유리하지 않다. 세계의 많은 최빈국들은 높은 운송 비용으로 심각한 방해를 받고 있다. 그 나라들은 바다와 접해 있지 않고, 높은 산맥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항행 가능한 강이나 긴 해안선 또는 훌륭한 천연 항구가 없다. (중략) 이런 지형은 모든 형태의 현대적 경제활동을 질식시킨다. 애덤 스미스는 높은 수송 비용이 경제발전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예리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중략)

다른 종류의 지리적 어려움도 작용한다. 많은 나라가 건조한 조건에 사로잡혀 있으므로 농업생산성이 낮고, 장기적 가뭄에 취약하다. 대부분의 열대지역이 말라리아·주혈흡충병·뎅기열 같은 치명적 질병에 취약한 생태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역사 이래 아프리카의 경제발전을 지체시킨 최대 요인인 말라리아의 전 세계적 진원지에 딱 알맞은 강수량·온도·모기 등을 지니고 있다.(제프리 D. 삭스, 빈곤의 종말, 9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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